CRA 폐지 반대 운동 거세졌다…한인·주류사회 동시 포문
캘리포니아 커뮤니티재개발국(CRA) 폐지 반대 운동이 한인 커뮤니티와 주류사회에서 한날 열렸다. 17일 한인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CRA 폐지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 LA시장 등 정치인과 각 커뮤니티 및 비즈니스 리더들도 이날 회견을 통해 CRA 폐지 저지에 강력히 나섰다. CRA는 저개발 지역의 재개발을 통해 지역 및 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정부 산하 기관. 기금은 해당 지역에서 걷어들인 재산세 일부로 충당된다. LA한인타운은 LA커뮤니티재개발국(CRA/LA)의 주요 '자금원'이다. 다시 말해 한인들이 낸 세금 중 일정 부분이 되돌아와 타운 개발에 쓰이게 된다. 최근 CRA 기금 활용에 눈을 뜬 한인 커뮤니티가 CRA 폐지 반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다. 오늘(18일) 주의회 산하 예산 위원회에서는 CRA 폐지를 골자로 한 '브라운 예산안'의 찬반투표가 있다. ▶5만 명 서명운동 = 한인 커뮤니티는 CRA 폐지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5만 명이 목표다. 코리아타운 아트&레크레이션 센터(K-ARC·회장 이창엽), 재미한인자원봉사자협회(PAVA·회장 강태흥), 한미연합회(KAC·사무국장 그레이스 유),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관장 송정호), LA한인상공회의소(회장 김춘식),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의회(WCKNC·의장 하기환), CRA/LA 등 9개 단체는 17일 회견을 열고 캠페인 시작을 알렸다. 이들 단체는 “CRA가 폐지되면 타운 프로젝트, 타운 개발에 타격을 입게 된다. 타운홀 미팅에서 나왔던 커뮤니티의 의견이 반영조차 되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된다. 현재 추진 중인 공원도, 커뮤니티센터도 시작도 못하고 사라진다”며 서명운동 참여를 촉구했다. CRA 미셸 뱅크스-오도니 프로젝트 매니저는 “팩스나 편지를 보내거나 페이스북에 의견과 동영상을 올리고, 주민들이 버스를 타고 새크라멘토 주청사를 찾아가는 등 각 지역과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CRA 존속을 지지해주고 있는데 서명운동 캠페인 전개는 한인 커뮤니티가 처음”이라며 CRA 존속을 위해 힘써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는 특히 PAVA 소속 각 지역 한인 학부모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CRA 폐지 운동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롤랜드하이츠에 거주하는 학부모 그레이스 김 씨는 “솔직히 CRA에 대해 처음 들었다. 하지만 지역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교에서 한인 뿐만 아니라 라틴계 학생들에게 CRA에 대해 설명하고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주말에는 교회에서 서명운동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이들 단체는 PAVA 소속 13개 지부에서 각 5000장씩 총 6만장의 서명을 모으고, 이번 주말부터 한인 마켓 등에서 서명운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SAVE CRA = 지난 달 브라운 주지사를 만나 CRA 폐지를 강력 반대했던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시장도 이날 정치인, 커뮤니티 및 비즈니스 리더들과 회견을 열고 CRA 폐지를 포함한 제리 브라운 주지사의 예산안에 정면 맞섰다. 회견이 열린 YWCA 직업 캠퍼스 및 저소득층 주택이 지어질 부지에는 웨스트LA, 사우스LA 등 각 지역에서 온 100여 명이 모여 CRA 존속을 지지했다. CRA는 YWCA 프로젝트에 300만 달러를 지원했다. 특히 가장 먼저 서명운동을 펼치기로 한 한인 커뮤니티 관계자들이 회견장에 나와 CRA 폐지 반대에 힘을 실어줬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일자리를 만들고 직업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고 저소득층 아파트를 지으려면, 주거환경 개선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하다. 그 도구가 바로 CRA"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이어 “CRA 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2009년부터 LA지역에서만 2만7000개의 건축·건설 부문 일자리가 창출됐다. 하지만 CRA가 폐지되면 11만3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저소득층 주택 6144유닛도 위험해진다”고 우려했다. 참석자들은 캘리포니아가 재정난에 허덕이고 예산 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CRA 폐지가 아닌 일자리 창출과 지역 개발에 타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lee@koreadaily.com